경계의 관점에서 남북분단을 다루는 국제학술대회가 경기도와 신한대학교(총장 김병옥) 공동 주최로 8일까지 이틀 동안 경기도 일산 킨텍스 그랜드볼룸에 열렸다. 신한대학교 부설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국내외 석학 28명이 참석, ‘분단과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초국경의 부상과 새로운 통일방향에 대해 열띤 토 론을 벌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데이비드 뉴만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 교수가 ‘경계연구의 르네상스와 21세기 경계의 새로운 의미’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데 이어 이틀 동안 4개 세션으로 나누어 ‘경계의 역사성과 다층성’, ‘경계넘기의 전 지구적 양상들’ ‘한반도를 둘러싼 경 계의 역동성’, ‘경계의 공간성과 재현’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마지막 라운드 테이블 토론에서는 ‘분단과 경계를 넘어-초국경의 부상과 새로운 통일 방향’을 주제로 남북한 통일의 길을 제시했다.
주제 발표와 토론에 참여한 학자들은 데이비드 뉴만 교수를 포함해 발레리 질레주 프랑 스 사회과학고등야연구원 교수, 마누 솝티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폴라이어 미국 캘리 포니아대학 교수아키히로 이와시티 일본 홋카이도 대학 교수 등 해외 석학 9명과 권현 익 영국 캠브리지대학 교수를 비롯한 해외대학 한국인 교수 3명,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 수를 비롯한 국내학자 16명이다.
학술대회는 남북분단과 관련한 첫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5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전 문가와 유관기관 관계자, 학생, 통일에 관심을 가진 국민들이 다수 참석해 열띤 토론을 경청하는 등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학술대회 중 한국의 경계문제와 관련해 주목을 끈 발표는 베를린자유대학 김학재 교수의 ‘위태로운 경계로서의 판문점 체제’, 창원대 도진순 교수의 ‘남북한의 경계 허물 기 : 강, 바다 그리고 죽은 자’,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성경 교수의 이동하는 여성과 이동 을 만들어 내는 마음‘이었다.
김학재 교수는 “판문점 체제는 적대를 전제로 하고 단지 전투의 중지라는 부정적인 의 미의 정전이 제도화 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2000년 6.15공동 선언, 10.4선언과 9.19합의에도 불구하고 정전체제의 상위규범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관계의 정상화 없이는 북핵문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은 핵 문제에 존속된 북미관계의 프레임을 핵문제와 분리될 수 있는 남북관계의 프레임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적대적 세력균형을 한반도에 두고 살 것인지, 한 반도에 ’사실상의 평화를 이루고 ‘반전, 평화’를 제도화할지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고 제안했다.
도진순 교수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육지, 강, 바다에서 남북 사이의 소통의 교 두보로서 경계 허물기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군사, 안보문제 때문에 경계는 역시 경계”라고 지적하고 “DMZ 안에 한국군, 인민군, 중국의 지원군, 유엔군 등을 공 동으로 애도할 수 있는 기억장치를 두는 것은 정전체제의 정서적 경계를 허물고 평화체 제로 나아갈 수 있는 제1보가 될 것이며 이데올로기를 넘어 인간과 생명에 주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경 교수는 북한이 중국과 접한 북쪽 경계는 1천416km에서 북한의 주민, 특히 여 성들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들은 전체 월경자의 70%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여성들은 불법신분 탓에 비공식적인 경제영역에서 일하게 되고 그만큼 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불법이주와 권력관계에서 약자라는 이중적 억압에 노출됨으로써 접경지대는 착취구도가 작동하는 불평등한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 다.
신한대학교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와 냉전종식 이후에도 남북 사이에 여전히 굳건한 경계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안보적 갈등 현상을 넘 어 남북 사이의 경계현상을 살피고 이를 타개하는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이번 국제학술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 의장은 개회연설을 통해 “오늘날 한반도가 처해있는 대내외 환경 이 어렵지만 남북 모두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소망만으로는 평화 통일이 저절로 오지 않으며 작더라도 첫 걸음을 내딛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남 북관계 전기를 모색하고 새로운 통일방향을 구상하는 국제학술대회가 한반도 평화통일 의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대신하여 김희겸 부지사는 개회사에서 “분단이 70년이나 지속되는 지금 통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히고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경계 초월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현실적인 통일방향을 제시하고 통 일을 준비하는 분위기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대학교 김병옥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는 굴곡의 역사가 만들어 낸 단절과 통제의 메커니즘을 토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 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밝히고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경계문제의 역사와 세계 곳곳 에 존재하는 경계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에 대 한 새로운 시각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 한 신한대학교는 장차 다가올 통일에 대비하여 남북문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하고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을 설립했으며 경계문제에 대한 지속적 인 연구를 통해 남북문제의 해법을 찾고 나아가서는 지역 내의 갈등과 공존방안을 모색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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