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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복, 의정부 안중근 동상의 정신

기사입력 2018-08-16 오전 1:11:00 | 최종수정 2018-09-11 오전 1:11:29   
 
 

<의중부 역전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동상>


2018년 8월 15일 73주년 광복절을 맞았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일제 강점기 때 적폐가 청산되지 않은 채 잔존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 중 친일파 청산은 민족적 과업임에도 불구 아무런 결과나 행위가 없다가 최근에야 차츰 관심을 끌고 있다.
 
친일파 청사의 역사는 오래됐다.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을 위해 반민특위를 구성했지만 친일파들의 거센 저항으로 무산됐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 참여정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족을 짓밟고 나라를 팔아넘겨 호의호식한 친일파 명단을 겨우 선별했다.
 
위원회가 20가지 사례를 들어 선별한 친일파 명단은 1,006명이다.
 
이 숫자는 당시 친일파 핵심 인물을 추린 숫자다.
 
당시 수많았을 친일파의 극소수 일부다.
 
한 언론은 이 1,006명 친일파의 후손 1.177명을 추적해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후손 1,177명 중 유학을 다녀온 사람이 27%나 됐다.
 
이 비율은 1970년대 국민 비율로 따져보면 유학자가 전체 국민의 0.2%, 유학이 일반화된 이후에도 1~2%대 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높은 숫자인지 보여준다.
 
이 보도에선 1,177명 친일파 후손 470여명의 주소지를 확인했다.
 
놀라운 것은 이 중 33%가 강남 3구에 거주했다.
 
다른 곳에 살더라도 부촌에 살았다.
 
서대문은 연희동, 용산구는 한남·이촌동, 종로구는 평창동 등이다.
 
또 건물주가 많았다.
 
이중 20여명은 삼성동과 서교동, 이태원에 시가 30억 이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후손들의 직업군을 조사했다.
 
후손 중 32%가 기업인으로 이중 33%가 상장기업 대표나 주주, 임원이었다.
 
대한민국 상장기업은 현재 약 2,000개 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놀랄 정도다.
 
여기에 교수가 18%, 특히 서울대에 많았다고 한다.
 
전 현직 서울대 교수 36명이 친일 후손이었고, 이중 서울대 총장을 3명이나 배출했다.
 
안정적인 직업군인 의사가 12.5%였으며 사회적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법조, 언론, 관계 출신이 14%였다.
 
후손들의 학력 또한 대단했다.
 
소위 스카이라고 불리는 서울대, 연·고대 출신이 33% 정도 였다.
 
이중 서울대 출신이 20%였다.
 
이 보도는 한마디로 친일파들이 해방 후 그 권력과 부를 그대로 세습해 후손들 또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대로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못 배우고, 가난에 시달리면서 처참한 생활을 어어 간 것으로 조사됐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친일파 후손들이 정치, 제계, 사회 각 분야에서 막강한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와중에 의정부역전 근린공원에 설치된 안중근 동상은 우리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중국에서 제작한 안중근 동상을 의정부역 앞 미군 기지였던 곳에 설치했다는 역사적 의미에 더해 흉상이 아닌 일본제국주의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역동적 순간을 담았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일제를 비롯한 친일파들을 물리적으로 응징하겠다는 함축적 의미, 즉 저항의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중근 동상은 설치 자체로 엄청난 소란이 있었다.
 
일부가 "얼굴이 다르다", "중국에서 제작하지 않았다" 등등 반발을 노골화 했다.
 
심지어 이 사건과 관련해 고소·고발까지 이어지면서 안중근 동상 건립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렇다보니 안중근 동상을 세워 민족적 정기를 바로 잡고,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당초 취지는 사라져 버렸다.
 
물론 안중근 동상의 얼굴이 우리가 흔히 인지하고 있는 사진 속 얼굴과 같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다하더라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직전 긴박했던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통해 표출한 우리 민족의 저항정신이 부정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 의미 있는 순간을 우리 손이 아닌 중국 작가의 손에 의해 동상으로 만들어져 50년간 미군부대였던 장소에 세워졌다는 것은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벌써 광복을 맞은 지 73주년이 됐다.
 
그런데도 우린 아직 친일파 청산조차 제대로 못했다. 안중근 의사의 시신 또한 찾지 못했다.
 
안중근 동상의 생김새를 탓했을 뿐 안 의사의 정신을 논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더 이상 우리 역사를 마주할 때 지엽적이고 작은 것만 살피지 말고 본질을 파악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 바로잡지 못한 민족정기, 광복을 위한 위인들의 많은 희생, 그리고 우리 민족의 정의로운 행동과 저항의 정신을 담고 있는 저격 직전의 안중근 동상.
 
어쩌면 이 안중근 동상의 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후손들이 가진 망각과 호도라는 썩은 정신 상태를 저격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저작권자 ⓚ 경원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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