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을 거부하더라도 미란다원칙을 고지 하지 않고 파출소로 연행했다면 무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판사 한정훈)는 19일 경기 가평군 상면파출소 음주단속에 적발된 이모(44)씨가 음주측정을 거부하자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되어 파출소로 연행, 이후에도 계속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하더라도 경찰관이 연행 당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무죄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8월 24일 오전 운전자 이모씨는 일행과 함께 경기 가평군 상면 항사리 37번 신도로를 운행 하던 중 상면파출소 소속 이모 경사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운전자 이모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근에 차를 세웠고, 단속 경찰 이모 경사가 쫒아가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지원을 요청해 상면파출소로 운전자를 연행했다.
연행된 이모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미라다 고지 동의서'에 사인을 하지 않고 수차례 음주단속을 거부하다가 귀가한 후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불응죄'로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운전자가 주취운전을 할 만한 정황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피고인을 연행할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사실이나 정황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강제연행에 해당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경찰관이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의 고지 등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피고인에게 수갑을 채워 상면파출소까지 강제로 연행한 행위는 위법한 체포"라며 "설령 피고인이 주취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는 위법하다"고 무죄 판단 근거를 제시했다.
한편, 미란다원칙이란 경찰이 누군가를 체포할 당시 피의자에게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고지해주도록 수사기관에 의무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상 인권보호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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