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청장 김일생)은 영주권병사들의 군 생활이야기를 담은 수기집 『대한사람 대한으로 2013』을 발간했다.
'한사람 대한으로 2013'는 해외영주권을 소유하고 국외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대한민국 군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재외동포사회에 일고 있는 자진입영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하여 기획하였다.
이번 수기집에는 글짓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태순(상병, 32사단)의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서’ 등 총 30여 편의 글들이 들어 있다.
특히 이번에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서’는 미국시민권을 얻은 영주권병사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삶의 길에 대한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 병역의무를 선택한 심경, 독립투사 자손으로서 떳떳한 길을 가려는 각오와 군대생활에서의 인생적인 배움과 깨달음 등을 심도 있게 담아놓은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도 군대생활에 대한 모습과 의미를 진솔하게 표현한 노재홍 일병(국군수도병원)의 ‘3번 훈련병’과 ‘선택’(임재민 일병) ‘내가슴 속에 피어오른 무궁화 꽃’(이건일병), ‘여기 내 아들이 있네’(서은경) 등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영주권병사 수기집 『대한사람대한으로2013』은 재외공관 및 한인단체, 국내 각 대학의 도서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영주권 병사들 수기>
내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서
미국에서 나고 자라 두 개의 국적을 가졌지만, 언어와 생활방식, 사고방식도 J.T.HWANG 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미국인이 되어가고 있을 즈음 한국인으로서의 군 입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생활터전을 국내로 옮길 생각이 없다면 비켜갈 수도 있는 병역의무를 필자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숭고한 사명이자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입대를 결심한다. 필자가 군 입대를 남다른 사명으로 받아들인 데는 독립투사인 고조부 황학수장군의 피가 흐르는 후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필자는 두 개의 국적(대한민국, 미국)을 가진 이중국적자는 미국과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자격을 갖춘데 비유한다. 두 개의 국적을 가졌다함은 그 어느 것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자격을 증거하는 것이기에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듯 더 열심히 뛰어야한다고 설파한다. .
필자는 군 생활을 통해 미국과 한국의 정서를 두루 이행할 수 있고 자신을 다듬고 성장시켜 나갈 수 있기에 “군복무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은 인생 최대의 배움터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본 작품은 독립투사의 자손으로서 떳떳한 길을 가려는 각오와 군대생활에서의 인생적인 배움과 깨달음 등을 심도 있게 담아놓은 작품이라고 평가받아 최우수작에 선정되었다.
3번훈련병
일찍이 미국으로 유학 가서 영주권도 따고 나름 글로벌한 삶을 살아갈 준비도 되어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 채워지지 않은 갈증을 느낀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좋은 교육환경과 유창한 영어능력 등을 주었지만 소심함과 수동적인 자세까지는 바꾸지 못하였던 것이다.
군 생활은 결코 녹록치 않은 도전이었지만, 시간을 쌓아가면서 스스로가 변화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어떡하지’ 라는 막막함과 걱정이 앞섰는데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지?’ 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능동적인 자세로 바뀌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필자는 무협소설 속의 영웅들이 자신을 갈고 닦기 위해 속세를 떠나 잠시 산으로 올라가듯 군 복무 기간은 무적불패의 영웅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여기 내 아들이 있네!
교통사고로 생부를 잃고 파라과이에 이민 가 살고 있는 엄마가 아들을 군에 보내게 된 사연과 심정을 그린 글이다. 애초에 이민을 강행한 이유는 아빠 없이 자란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보다 강인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자라면서 넓은 세상이 보여주는 많은 경험이 온전한 자양분으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한국적인 사고와 의식마저 조금씩 변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잃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게 된다.
이런 어미의 심정을 읽은 듯 어느 날 아들은 “엄마 난 사람이 되어야할 것 같아 군 입대를 결심했어요” 하는 말을 듣게 된다. 홀로 키운 아들이기에 더 두렵고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큰 마음으로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 입대를 허락한다.
필자는 남의 나라에 이민 와서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은 보여줄 수 있었지만 강인한 정신력을 갖도록 하지는 못했는데 군 생활을 통해 아들은 남편보다 더 멋진 남자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선택
필자는 두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건너간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반반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졌다.
TV를 통해 뉴스를 보는 순간 ‘내 나라가 전쟁의 위협에 처해 있는데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지’라는 생각과 창피하고 비겁한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마저 느꼈다.
필자는 자신은 비록 영주권을 가지고 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은 나의 조국이고 나는 한국인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평도 폭격사건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진정한 조국을 선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후 입대를 결심한다. 필자는 말한다. “병역의무는 조상이 피땀 흘려 남겨주신 이 땅에 바쳐야할 대한민국 남자의 당연한 의무이자 보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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