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간 개척해놓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길거리로 쫓겨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전국철거민협회중앙회 경기지역 의정부뺏벌 이주대책위(위원장 이동기, 이하 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 30분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는 고산동(속칭 뺏벌)모 종중 소유 토지에 50년간 건축물을 세우고 거주하고 있는 약 100여명의 이 지역 주민과 기지촌 할머니들의 주거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황혼에 기지촌 할머니들이 길거리로 쫓겨나게 생겼다'라는 현수막과 성명서 등 유인물을 배포해 "모 종중 소유토지는 일제시대 적정하지 않게 보존등기된 원인 무효 토지로 국유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왕족인 모 종중 소유의 고산동 116-1본지 일대 토지가 국유였다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은 종중측과 토지 임대료를 놓고 이 지역 주민들이 법적 분쟁을 벌였다가 대법원에서 종중측이 승소하자 일부 주민들이 퇴거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의정부시 뺏벌대책위원회 이동기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1950년대 이곳은 나무가 우거진 쓸모없는 야산에 불과했으나 현재까지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일궈놓은 곳으로 전쟁이후부터 미군들을 대상으로 달러를 벌어오며 기지촌이라는 오명아래 미군들과의 부대끼며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SOFA협정 아래 피해만 보면서 참아왔으나 이제는 미군들도 거의 다 떠나 100여명에 불과해 동네의 경기는 죽음과 같은 상황이나 이런 와중에 토지를 취득, 등기를 할 수도 없는 시기에 소유권 보존등기를 하여 주인인양 행세를 하고 있는 종중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지난 2003년부터 무리한 도지세를 징수하고 있다”고 이 지역 주민들의 딱한 사연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이에 불복하려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온갖 수단을 동원, 법적으로 승소하자 각각의 등기가 있는 상태에 이제 와서 제3자에게 강제경매를 하니 하루아침에 내쫓기게 생겼다”며 “그들의 친일행각으로 모은 재산을 환원하여 우리의 빼앗긴 권리를 찾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종중 관계자는 “과거 땅값이 쌀 때는 평당 4천 원정도의 임대료를 부과했지만 지가상승으로 한해 1억원정도의 종합토지세를 내고 있어 이를 기준으로 평당 1~2만원의 임대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철거하면 종중의 선산으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쟁이 발생한 뺏벌 일대는 모 종중 묘역으로 3만여㎡에 10여기가 조성돼 있으며 향후 건국대 캠퍼스가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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