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비평준화 지역인 의정부시의 고등학교 입시 평준화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진 '의정부시 고교입시제도 개편 방안‘에 관한 공청회(이하 '공청회')가 찬반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마무리 됐다.
13일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육연구 고교입시제도 연구팀'은 의정부교육청 5층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열어 비평준화지역의 입시제도 개편방안을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평준화 논란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평준화공약을 내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재선하면서 비롯됐다.
김 교육감은 지난 2008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평준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으며 올해 지방선거에서 다시 평준화 공약 내걸고 재선해 평준화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김 교육감은 당선 직후 의정부, 광명, 안산 등 비평준화 지역을 평준화로 전환한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청회는 당선자의 공약이행 타당성을 검토한 연구결과 발표와 함께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된 것.
이날 공청회는 연구진의 연구 발표와 찬성 패널 3명과 반대 패널 3명이 참석해 각자의 주장을 순서에 따라 제시한 후 방청객의 질문과 패널의 답변을 듣는 종합토론으로 마무리 됐다.
공청회에는 200여명의 학부모와 시민단체 회원이 참석해 각자 의견을 주장했으며 일부 방청객은 찬반을 두고 서로 과격한 언성을 쏟아내는 등 열띤 토론을 펼쳤다.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김기석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성식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는 미리 배포한 연구자료를 통해 "의정부시 고교평준화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 시설, 입학생 등의 차이를 해소하는 일"이라며 "도입 시기를 놓고 관내 거주하는 4천9명의 학부모와 817명의 교사 중 학부모 60.3%와 교사 37.8%가 오는 2012년이 평준화에 적당한 시기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입시 경쟁과 부담이 실제 학생의 학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는 미지수"라며 "서열화와 과열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서 학생 성적에 의존하는 서열구조와 현행 입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은 각자 논거를 순서에 맞춰 주장해 방청객의 성원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우선 찬성 패널로 나선 최환(호동초교 운영위원)씨는 '고교 평준화에 대한 입장'이라는 공청회 자료를 통해 "의고나 의여고 학생들이 SKY로 말하고 있는 명문대에 1년에 몇명 입학했나 보면 그 결과는 전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고교 평준화가 이루어져 우수한 학생들이 각 학교로 퍼져서 포진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명문 대학에 입학 할 것"이라고 찬성이유를 강조했다.
이에 반대 패널로 나선 윤홍규(의정부고등학교 동문회장)씨는 "고교 평준화가 도입시 타 지역으로 이탈되는 학생이 30%가 넘는다는 조사는 매우 우려할 사실"이라며 "기피학교를 방치한 평준화 시행은 실패, 인재유입이 차단되고 인재유출 심각, 교육청의 공정치 못한 추진, 양주와 동두천의 통합을 염두 하지 못한 평준화 불가, 시기를 정해놓은 맞추기식 평준화는 불가"라고 반대 이유를 피력했다.
이어 찬성 패널로 나선 광동고등학교 김시경(고교입시평준화를 위한 의정부시민모임 공동집행위원장)교사는 "'경기도 고교 평준화 효과 분석 연구'결과를 보면 평준화가 실력저하라는 공식이 얼마나 허망하고 거짓된 것이었던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며 "결론은 의정부지역 학생들이 입학 당시 평준화 지역 학생들보다 국어, 영어, 수학 성적이 우수했는데 3년을 공부한 후 평준화 지역 학생에 비해 성적이 뒤쳐졌다는 것"이라고 비평준화의 폐해를 역설했다.
이어 반대 패널로 나온 의정부고등학교 빈영상 교사는 한국교육개발원의 평준화 도입 준거를 사례로 들며 "사교육부담이 크거나 중학교 교육이 파행운영 될 것, 대중교통이 발달한 지역, 중학생이 모두 진학할 수 있고 시설이 평준화 된 곳, 성숙한 시민의식 속에 평준화를 강하게 희망하는 곳이 평준화 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의정부는 고교입시 과열지역이 아니고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전체 중학생 수용능력이 떨어지고, 시설도 불평등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못한다"고 반대 논리를 펼쳤다.
이에 찬성 패널로 참석한 효자고등학교 2학년 성빛나 학생은 "평준화 지역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대단한 것 마냥 어려운 말들을 써가면서 어떻게든 평준화를 반대하려는 분들께서는 자잘하게 물고 늘어지지 말아야 한다"며 "고교 입시문제로 오늘 이순간도 고민에 몸부림치는 많은 중3생들, 예비 중3생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께 밝은 웃음과 희망을 달라"고 비평준화 입시제도를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반대 패널로 나선 '의정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김만식 회장은 천안지역과 춘천·원주 지역 사례를 소개하며 "평준화를 요구하는 측은 공교육 정상화와 위화감 해소, 사교육비감소, 대학진학 유리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비평준화를 요구하는 측은 학교선택권 박탈, 학력하향, 경쟁사회 맞지 않음, 우수학생 타 지역 유출 등을 이유로 든다"며 "한국교육개발원은 고교평준화 도입 여건에 있어 고등학교의 교육여건 평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할 기준으로 삼고 비현실적인 예산 배정을 개선하는 것에 해법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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