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도시' 위해 만들었던 중랑천 벼농사 체험장에 친환경 오리농법 위해 방사한 오리 폐사, 농장으로 돌려보내며 중단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6월 3일과 8월 5일 중랑천 하천부지 벼농사 체험장에서 모내기와 오리 방사를 하고 있다. 방사한 오리 35마리 중 일부가 관리 부실로 인해 폐사하면서 친환경 오리 농법은 9월 10일 중단됐다>
의정부시가 김동근 시장의 '걷고 싶은 도시' 프로젝트를 위해 조성한 중랑천 벼농사 체험장이 부실·전시·졸속 행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 6월 3일 장암동 롯데마트 하부 중랑천변 하천부지에 약 9백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660㎡ 규모로 친환경 벼농사 체험장을 조성했다.
조성을 기념하기 위해 시는 김 시장이 직접 모내기에 참석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후 시민들에게 친환경 농법을 보여주기 위해 8월 관련 부서 간부 공무원이 사비로 마련한 오리 35마리와 우렁이 수십 마리를 방사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난 9월 초 오리를 수거, 사실상 오리농법과 우렁이 농법을 포기한 것으로 9월 23일 확인 됐다.
의정부시가 오리농법을 포기한 이유는 방사했던 오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폐사했기 때문.
8월 5일 방사했던 오리 35마리 중 한 마리가 며칠 후 폐사한데 이어 9월 7일 5마리, 9월 8일 3마리가 연달아 폐사했다.
9월 9일에는 움직임이 둔한 오리 두 마리를 양주시에 소재한 전문 동물병원에서 진찰받게 했지만 정학환 병명을 찾지 못했고 곧 폐사했다.
따라서 시는 9월 10일 오리농법 포기를 결정, 남은 오리를 분양받았던 양평 농장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9월 중순께 '벼농사체험장 오리농법 중단 안내문'을 걸고 "이번 일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은 송구하오나 오리에 진심이었던 시민들과 직원들의 마음도 헤아려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사과했다.
이번 사건은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라는 김동근 시장의 무분별한 지침 때문이라는 지적.
친환경 오리·우렁이농법 벼농사의 경우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이를 간과하고 농업이 아닌 하천 부서에서 담당하면서 미숙한 점이 발생했다는 것.
이런 미숙한 행정은 김동근 시장의 야심작 '걷고 싶은 도시' 조성에만 시 행정력이 집중하면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했고, 그래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중랑천변 산책로에 벼농사 체험장을 설치했으며, 담당이 농업 관련 부서가 아닌 하천 관련 부서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좁은 논에 보여주기식 행정을 위해 오리농법을 한다고 수십 마리의 오리를 방사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농법은 농법이 시행되는 장소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이 더 중요한데 걷고 싶은 도시만을 만들기 위해 야간에도 불빛이 많고, 인파가 많은 도심 한가운데 하천부지에 보여주기식으로 논을 만들고 오리를 키우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 부실, 졸속 행정적 발상"이라고 김동근 시장의 '걷고 싶은 도시 프로젝트'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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