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떴다/ 젊은 시절, 짝을 맞추어/ 인륜지대사를 걸을 적엔,/ 부부만이 행복할 거라 생각했었다/ 지아비 기러기로 만들고는 태평양을 건넜다// 흔들리는 샹들리에 불빛 아래/ 코쟁이면 어떻고, 검둥이면 어쩌랴 이국의 남자 품에 안겼다/ 고국의 남편은 울부짖는다// 태평양을 건넌 치맛바람은/ 노랑머리 아줌마들도 역겨워한다// ~중략~// 유독 자식들을 위한 출세욕이/ 그들의 행복처럼 느껴지는/ 그대 조국/ 대한민국만의 그릇된 교육열에/ 기러기들의 그 죽음의 행렬에 슬픔을 안긴다." -정종암 시집<내가 사는 이 좋은 세상에(부제:쪽방촌의 밤)>의 '기러기 아줌마' 일부분-
시인은 조기교육의 일환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태평양을 건넌 일부 주부들의 일탈행위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우리나라 아줌마들은 극성스럽고 그릇되게 대단한 면이 있다. 남자는 '기러기 아빠', '베이비 부머', '팽권아빠' 가 있고, 여자는 '기러기아줌마', '팽권엄마' 라는 신조어에는 조금 친숙한 편이지만 '독수리 아줌마' 란 말은 처음 듣는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겨울이면 휴전선 근처에 내려와 먹이를 찾는 그 독수리만 있는 줄 알았다. 태평양을 건넌 맹수인 독수리 이름을 딴 한국산 독수리아줌마들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사납고 꼴값 뜨는 허접한 아줌마(?)들이니 이름 하나 그렇게 붙여졌는지 모르겠다. 훗날 국어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될 것 같다.
미국 유학 길에 동행한 주부들의 일탈행위가 심심찮게 매스컴을 장식하는 가운데 이들의 등급이 있다는 게 씁쓸하다. 어느 신문의 집중취재에 따르면 가진 자들의 행태는 가관이다. 양극화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많은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긴다. 그들은 팽귄-기러기-독수리로 세분화되어 있다. 제일 높은 등급은 독수리아줌마다. 이들은 LA인근에 수십만 달러의 호화주택에 살면서 아이들의 등하교나 학원 마중 등은 도우미를 고용하고는 골프, 미용실 그리고 쇼핑에 시간을 보낸단다. 이러한 부류는 언제라도 한국의 남편 즉, 독수리아빠가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올 수 있는 자들이다. 그 다음 급(級)인 기러기아줌마는 남편이 1년에 2~3회 올 수가 있고, 팽귄아줌마는 빠듯하게 유학비와 생활비만을 보내는 처지란다.
신분의 구분도 요지경이라 카스트(Caste) 제도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미국 유학생 비율이 중국 다음으로 많다는 것은 좋은 현상일 수 있지만, 엄마들의 일탈행위 속에 자란 아이들이 과연 올바른 인간성이 형성되겠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그 생활에 재미가 붙자, 이혼 및 재산분활을 위해 한국의 흥신소에 부탁하여 남편의 불륜 등의 빌미를 잡기까지 한다. 또한 까페를 이용하여 스와핑에 한국의 건장한 젊은 접대부들과 성의 향락에도 빠지고 있다니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하기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제 일부 이러한 한국의 아줌마들도 여권신장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일에 앞장서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은 아닐까. 국내에서 교육을 시켜도 빠듯한 우리의 이웃들이 많다. 국내에서도 부유층 아줌마들은 할 일이 없어 아침이면 삼삼오오 모여서 오늘은 무슨 음식을 먹고, 어디로 쇼핑을 갈 것인지 고민하는 부류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독수리아빠들도 불륜에 빠져들기는 마찬가지로 부인들 모르게 정부(情婦)를 거느리고 있는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자들이 존재하기에 별천지를 방불케 한다. 그들의 부인 또한 형식상 남편으로 생각할 뿐이지, 부부관계로 생각치도 않는다. 일부 서울 부유층에 있는 아줌마들을 가끔 만나면 대체적으로 엉청난 이기주의자들이고 어떤 공정한 룰(rule)은 없다. 어떻게 하면 즐기면서 살 것인지, 남편들의 등골을 빼먹는 행복한 고민에 싸인 여성들로 부동산투기로 한몫 잡은 자들이 대부분이다.
조기교육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국가와 사회도 이들에게 과중한 세금 부과와 국가관 확립에 올바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1등만을 부추기는 교육정책도 다시 다듬어서 공정한 룰이 서도록 하지 않고는 힘든 형국이다. 이러한 독수리들의 발톱을 잘라내야 정신을 차리고 선진국가로 나아아갈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부의 세습화에 혈안이 되어서는 우리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의 일탈행위가 이 사회에 만연되면 망국의 길을 가지 않을까 겁이 난다. 로마제국이 왜 망한 것인지를 되새기며, 작금의 화두인 공정사회와 공생발전에 함께 하는 사회로 선진국으로 가는 빠른 도약이길 기대한다.
(본 칼럼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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