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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사> 염태영 수원시장

기사입력 2020-01-02 오후 1:27:00 | 최종수정 2020-01-02 13:27   
 
 
125만 수원시민 여러분, 그리고 3천4백여 공직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알리는 2020년의 태양이 힘차게 솟아올랐습니다.
 
다산과 풍요, 번영을 상징하는 ‘쥐’의 기운이 오롯이 시민여러분의 삶에 함께하는 새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이니만큼 누구나 저마다의 마음가짐이 새로우실 것입니다.
 
많은 시민들의 새해 소망 목록 1, 2위는 ‘경제 안정’과 ‘가족의 건강’이 아닐까 합니다.
 
학생과 청년은 진학과 취업의 문이 넓어지길, 직장인은 안정된 일터에서 월급이 오르길, 중장년은 재취업의 길이 쉬워지길 바라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경제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융․복합산업, 1인 미디어 확산 등 발빠른 환경 변화는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시대는 시민들의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꽃피울 사회적 구조와 환경의 변화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행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자율성과 권한, 책임을 바탕으로 한 자치분권이야말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북돋아주는 우리사회의 밑천입니다.
 
2020년, 올해는 제가 시장이 된 지 10년을 맞는 해입니다.
 
저는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의 기치를 내걸고 사람 중심 행정의 가치를 시정에 녹여왔습니다.
 
새로운 수원을 꿈꾸며 시민의 일상을 행복으로 바꾸어낸 발걸음이었습니다.
 
최근 수인선, KTX 수원역 출발, GTX‐C 노선, 신수원선, 그리고 수원‑신분당선까지 광역교통이 획기적으로 진전되었고, 의왕, 용인, 화성간 불합리한 행정경계의 합리적인 조정과 군소음법 통과도 이뤄냈습니다.
 
공직자 여러분의 열정, 시민 여러분의 참여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10년, ‘자치’의 중심에는 늘 자랑스러운 시민이 있었습니다.
 
우리시는 시정 계획부터 공공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시민참여의 수준을 높이고 자치의 폭을 넓혀왔습니다.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시대를 준비하고자 끊임없이 자치의 힘을 쌓아왔습니다.
 
2011년부터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시민배심원제’는 첨예한 주민 갈등을 연이어 해결해내며 전국에 입소문을 탔고, 이 제도는 국민 참여와 정책 반영으로 이어진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공론화위원회’의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또한, 2012년부터는 전문가와 공무원이 주도했던 도시계획에 우리나라 처음으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실험을 이어왔습니다.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500명의 ‘도시정책 시민계획단’은 도시의 내일을 함께 고민하고 숙의하기 위해 원탁에 앉았고, 초등 4학년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은 ‘권한의 부재’라는 현실을 뚫고 나가는 지난한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만들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혁신적인 사례를 이뤄내도 중앙집권 국가 시스템의 벽은 여전히 높고 단단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와 수원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자 조성한 ‘수원컨벤션센터’는 완공하는 데 꼬박 20년이 걸렸습니다.
 
중앙정부는 사업예정부지를 ‘이의지구 택지개발’로 묶어버렸고, 땅을 돌려달라는 간곡한 호소는 대답 없는 메아리뿐이었습니다.
 
뭐든 해보자는 심정으로 했던 행정소송에서도 고배를 마셨습니다.
 
지금도 2015년 ‘메르스’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 충북 오송까지 원정검진을 가야했습니다.
 
조기확진과 발빠른 대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수원에 있는 ‘경기보건환경연구원’에서 3시간이면 될 일이 사흘이나 걸렸고, 아프리카돼지열병에서도 우리시에 있는 ‘경기동물위생시험소’를 두고,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경북 김천까지 가야했습니다.
 
권한의 부재는 그대로였습니다.
 
중앙의 탁상행정식 규정과 규제에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문을 닫은 당수동 시민농장에서도 중앙집권의 단면을 보았습니다.
 
우리시는 10년 넘게 아무도 찾지 않던 당수동 국유지를 빌려 시민농장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매년 8천명의 도시농부와 40만 시민들이 찾는 ‘도심 속 쉼터’를 시민과 함께 가꿨습니다.
 
하지만, 우리시는 중앙에서 내려온 공문 한 장에 시민들께서 사랑해주신 당수동 땅을 하루아침에 내주었습니다.
 
도시의 땅 한 평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가 시키는 것만 해야 하는 ‘출장소’입니다.
 
차량 과속단속용 CCTV 하나, 도로의 횡단보도 한 줄조차 마음대로 그을 권한이 없는 지방자치의 현주소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자치와 분권의 양 날개로 새로운 10년을 향해 날아올라야 합니다.
 
행정권한의 70%, 재정권한의 80%를 가진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야 합니다.
 
국방, 외교, 안보와 같은 국가사무는 중앙정부가 맡고, 지역주민과 시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일은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빨리 기초지방자치단체 하나하나의 ‘성장판’이 열려야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단계의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습니다.
 
국가와 지방의 작동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꿔내고 우리사회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중앙집권 시스템을 뿌리부터 뽑고, 분권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중앙집권적 사고와 시스템을 걷어내고, 지방분권의 상상력으로 사회구조를 고쳐내야 합니다.
 
‘수원특례시’가 자치분권으로 나아가는 밑돌이 될 것입니다.
 
실질적 자치분권의 시대를 만드는 것은 수원시장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3천4백여 수원시 공직자로도 벅찬 일입니다.
 
125만 수원시민이 함께 해주실 때 가능합니다.
 
수원시는 시민의 삶을 보듬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명실상부한 ‘지방정부’로 바로서겠습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입법⋅재정⋅행정⋅조직의 ‘4대 자치권’을 확보하여 ‘지방정부’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 스스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발굴하여, 지역의 자주재원으로 추진하는 정책의 틀이 마련될 것입니다.
 
전세계 선진국들은, 선진국이라서 분권을 한 것이 아니라, 분권을 해서 선진국이 된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단식투쟁으로 되살리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켜낸 지방자치를 진정한 의미의 자치분권 국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자치분권의 미래는 시민행복에 맞닿아 있습니다.
 
시장의 임기는 끝이 있지만, 시민행복은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진정한 자치분권의 세상은 앞으로의 10년을 뛰어넘어 ‘더 큰 시민행복’의 싹을 틔워낼 것입니다.
 
더 넓은 자치의 영역과 더 큰 분권의 힘으로 지역에서부터 사회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대한민국, 나아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해법을 공유해 나갈 것입니다.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 차별없는 포용 복지, 미세먼지 없는 도시.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나눌 행복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실현하겠습니다.
 
시민의 힘은 위대합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이끌어냈던 시민들과 함께, 실질적 자치분권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저는 정책 건의나 제안만으로는 자치분권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겪어왔습니다.
 
다시 한번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조직된 힘으로 시민민주주의의 역사가 꽃 피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20대 국회 임기 내에서 자치분권 관련 법률 제․개정안의 법제화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지방분권형 개헌 논의의 불씨를 다시 지펴야 합니다.
 
저 또한, 시민사회와 함께 결기있는 공동행동으로 맞서겠습니다.
 
진정한 자치분권으로 바꾸어나가는 혁신의 바람,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 역사를 여는, 그 중심에 수원이 앞장서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저는 시정연설에서 예산안을 설명드리며 시정을 완전히 새로고쳐 나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전례없이 교부단체로 전환된 위기를 극복하고 기초부터 행정관행을 객토(客土)하여 ‘시민행복’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굳은 다짐이었습니다.
 
새로운 토양 위에 시민과 함께 행복의 나무를 심겠습니다.
 
시민들이 서로 돕고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는 뜻을 담아, 올해 우리시 신년화두는 ‘노민권상(勞民勸相)’으로 정했습니다.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반갑게 안부를 물으며, 땀 흘려 일구어가는 모든 시민의 삶이 더욱 가치있도록 시민과 함께 희망이 넘치는 시정을 이어가겠습니다.
 
모든 꿈이 이뤄지는 2020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1. 2.
수원시장  염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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