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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르포 - 동두천 보산동 미군클럽을 가다

“달러 버는 필리핀 여성이 애국자”
기사입력 2008-05-16 오전 10:43:46 | 최종수정   
 
 

동두천을 연상하면 미군기지가 떠오를 정도로 동두천은 미군기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다. 동두천의 42%가 미군기지이고 주한미군 3만5천여명 가운데 1만여명이 동두천지역에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잘나가던 동두천도 미군기지 이전을 앞두고 경기가 최악으로 추락했다. 경기북부지역의 미군기지들이 평택으로 배치될 예정인데다 미군 수도 감축되고 있는 추세라 소비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를 견디지 못한 지역 상인들은 머리를 삭발하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70년대 까지만 해도 동두천 보산동 일대는 ‘양색시’나 ‘양공주’로 불리는 한국여성들이 달러를 벌어들이던 제2의 산업전선이기었다. 변화 일로를 걷고 있는 동두천 보산동을 찾았다.

보산동 밤거리 황제는 미군헌병

26일 오후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에 동두천 보산동에 위치한 속칭 ‘클럽거리’를 찾았다. 보산동 클럽거리는 미2사단 캠프 케이시 정문앞에서 50m 내에 위치한 미군 전용 유흥가다. 평일에다 날씨도 쌀쌀해 거리는 한산해 보였다. 골목마다 평상복을 걸친 덩치 좋은 미군들이 눈에 띄었다. 헌병들이 검은 베레모를 눌러 쓰고 업소마다 순찰을 돌고 있었다. 거리는 헌병 반, 귀가를 서두르는 미군 반이다.
함께 동행한 이 지역 토박이인 김영수(36, 가명)씨에 따르면 헌병들의 순찰이 최근 몇 년 사이 강화됐다고 한다. 미군들끼리의 잦은 싸움도 있지만 ‘미순이 효선이 사건’ 이후로 미군들에 대한 적개심이 높아지면서 행여 일반인들과 마찰이 있을 수 있어 이에 대비하는 이유라고 한다. 그만큼 미군이 대외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씨는 이어 헌병들의 순찰이 강화되면 지역 상권은 시들해 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헌병의 단속과 이 지역 경기가 상관관계가 크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보산동에서 왕은 MP(미군 헌병)들이다. MP들에게 잘못 보이면 장사하기 힘들어진다. 모르긴 몰라도 상납관계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업소에서 자주 싸움이 벌어지거나 민원이 제기돼 미운털이 박히면 헌병들이 문제의 업소를 집중순찰하거나 입구를 맴돌아 미군의 출입을 막는 등 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현란한 간판사이에 앳돼 보이는 필리핀 여성들 즐비

500m 남짓의 보산동 클럽거리는 양쪽으로 외국 간판들이 현란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주로 ‘클럽’이란 글자가 눈에 띄었다. 입구에는 필리핀 아가씨들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지나가는 미군들에게 추파를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는 2002년까지만 해도 러시아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불경기인 요즘은 필리핀 여성들이 업소종사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필리핀 여성들이 보산동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다. 생활수준이 높아진 한국 여성들이 ‘벌이’가 신통치 않은 미군클럽 종사를 기피하는 탓에 러시아여성과 필리핀여성들이 저렴한 인건비로 보산동 유흥업소를 떠받쳤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러시아 여성들도 이곳을 차츰 떠나고 필리핀 여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유독 필리핀 여성들이 많은 것은 영어를 구사할 줄 안다는 것과 오랫동안 미국의 지배를 받아 문화적, 정서적으로 거리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90년대 중반부터 경기 나빠져

클럽거리 안쪽으로 갈수록 비틀거리며 삼삼오오 무리지어 부대로 들어가는 미군들이 눈에 띄었다. 필리핀 여성들과 미군의 ‘찐한’ 포옹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필리핀 여성들은 의외로 밝아 보였다. 주변 상가들은 거의 문을 닫고 튀김집이나 상점들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한국 상인들의 인상이 어두워 보였다.
김씨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동두천이 9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경기가 그럭저럭 괜찮았다. 미군철수를 앞두고 있는 지역 상권은 거의 초토화 직전”이라며 “이라크전을 치룬 다고 4천여명의 미군들이 빠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사가 안 되니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미군도 비상상태라 외출, 외박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만큼 지역 상권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 여성 한달 월급 1백만원

미리 약속된 한 업소에 들어갔다. 이곳은 이 지역에서 중간규모 술집이라고 한다. 필리핀 여성 7명 정도가 영업마감을 서두르는 것이 보였다

 
기사제공 : 황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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