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언론을 통해 ‘뇌전증 병역 면탈 수사결과’가 보도됐다. 비공개로 내사중이던 병무청 특사경은 병역면탈 규모 등을 감안, 서울남부지검과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을 구성하여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했고, 병역면탈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브로커 2명, 병역면탈자 108명과 적극적으로 가담한 부모·지인 등 공범 포함 총 130명을 기소하였다.
이들은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해서 4급 보충역 처분을 받거나, 5급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당시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1년 이상 치료받은 기록이 있는 미확인된 경련성 질환의 경우 전문의 판단하에 4급을, 2년 이상의 치료기록과 혈중농도 검사기록이 있다면 5급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악용한 것이다.
현재, 병무청은 ‘뇌전증 병역면탈 사건’ 이후 병역 면탈을 조장하는 행위를 전면 차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전문화되어 가는 병역면탈 범죄를 잡고자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을 기존 40명에서 60명으로 확대했다. 특히, 경인지방병무청 내 병역조사과를 신설하여, 그동안 서울지방병무청이 수사하던 인천·경기 지역의 병역면탈 범죄 수사를 직접 수행하게 된다.
둘째,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은 2024.7.17.부터 △병역의무 기피·감면 등 관련 정보의 게시·유통금지 위반자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자 △병역판정검사 및 징·소집 병역기피자에 대한 수사권까지 갖게 됐다.
셋째, 병무청 본청 내 사이버조사과를 신설했다. 이번 사이버조사과 신설은 △ 사이버상의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자 단속 △병역판정검사 및 징·소집 기피자 단속 △디지털 증거 수집과 분석을 담당하는데,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된 병역법 ‘제81조의3’, ‘제87조의2’의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 금지 및 처벌조항’에 따른 전문적인 수사를 위한 것이다.
특히, 5월 1일부터 시행된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금지 및 처벌조항’은 병역면탈 행위를 뿌리채 뽑겠다는 병무청의 의지가 드러난다. 해당 조항은 병역면탈을 조장하는 정보를 사이버상에 게시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처벌 수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병무청은 병역면탈 조장정보를 자동으로 검색하고 분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7월 17일부터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이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자에 대해 직접 수사하게 된다. 병무청이 사이버상에서까지 병역면탈 조장정보를 감시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병역면탈 범죄는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우리 사회에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을 금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병역면탈을 조장하는 행위는 신성한 병역의무의 근간을 흔들리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금지 및 처벌조항 시행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높은 편이다. 일부 20대 커뮤니티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도 존재하고 병무청이 오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병역면탈이 무엇인지, 병역면탈을 조장하는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처벌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비판을 해결하고,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금지 및 처벌조항 시행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병무청의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위에서 언급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병역면탈과 병역면탈정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홍보해야 한다. 특히, 병역의무자인 20대 남성에게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 금지 및 처벌조항 시행은 올바른 병역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을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 더 친절한 병무행정 서비스 제공이다. 병역 관련 정보를 문의했을 때,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적극적으로 안내해 병역 관련 정보를 굳이 온라인에서 찾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온라인 대신 병무청 누리집이나 상담을 통해 병역 관련 정보를 얻게 돼 비판의 목소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는 병무청 챗봇 아라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금지 및 처벌조항 시행은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사이버상에서 병역면탈을 시도하려는 행위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병무청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청취해 많은 국민에게 지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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