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민자역사 신세계 이마트 입점 예정으로 의정부시 저잣거리가 시끌벅적하다.
신세계 이마트와 500미터 이내의 거리에는 전통시장인 제일시장이 터잡고 있다.
이 점이 제일시장 600여 점포주와 인근 상인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대목이다.
신세계측은 지난 2009년에 3층 주차장 공간을 판매시설로 시에서 허가를 받아놔 할인점 입점이 이미 예견됐다.
하지만 지난달 말 시청기자실에 느닷없이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 6명이 시가 제출한 SSM(기업형 수퍼마켓)에 관한 조례안에 문제가 있다는 발표에 귀가 번쩍 뜨였다.
의원들 주장은 시가 신세계측을 위해 지난해 11월 24일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이전에 이미 ‘건축허가’를 득한 이마트를 허가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한다는 얘기다.
이유야 어찌됐던 얼핏 듣고 보면 시의 행위가 상인들의 눈에 쌍심지를 켜게 만드는 꼴이다.
더군다나 예정된 신세계 이마트 아래는 지하상가가 자리잡아 더욱 예민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3조는 ‘전통상업보전구역의 지정은 시장이 전통상가점의 경계로부터 500미터 이내의 범위에서 조례로 지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부칙3조는 ‘법 시행 당시 대규모점포의 개설등록을 했거나 조례 제정 당시 전통상업보존구역에서 준대규모점포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고 있는 자는 개설등록을 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돼 있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법 제정 이전에 건축허가를 득한’ 이라는 내용이 부칙3조 조문에 없다는 이유로 이마트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세계측은 2009년 시로부터 판매시설 허가를 득한 전후사정을 감안한다면 할인점 입점에는 법적 하자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15일 제일시장 총회에 참석한 문희상 국회의원과 노영일 시의장도 이마트 입점에 반대한다고 입을 모아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시도 공연한 평지풍파에 휩싸일 것을 염려해 조례안 부칙3조를 삭제하기에 이르렀고, 할인점 허가 여부도 조례 제정 이후로 떠넘겼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치권이 신세계 할인점을 시민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이미지를 덧씌운 점을 눈여겨볼 일이다.
어쨌거나 ‘기업형 수퍼마켓’을 배척하는 모양새 또한 도덕적 흠결은 없는지 자못 궁금하다.
만약 전통시장 상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당사자인 신세계측이 관습법적인 거래관행, 신의칙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가 반영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시된다면 그것은 정당한가.
구체적으로 표현해 신세계측이 추후에 개정될 ‘유통산업발전법’ 조례를 통해 불이익 당할 것을 알았더라면 백화점(할인점) 입지에 적합한 의정부역에 투자를 의욕하지 않았으리라 추정되는 간극이 발생할 터다.
이에 정치권은 신세계가 불운하게도 의정부에 터잡은 요령부득한 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치인들의 관심은 전통시장 표심에만 있어 보이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에 신기할 따름이다.
게다가 정치권의 대안 없는 여론몰이는 노회한 전술의 전형으로 포퓰리즘으로 보여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세계 이마트 입점이 지역 정치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한 찬성 의견이 큰 강물처럼 굽이쳐 흐르고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공론을 테크노크라트(전문가)인 안병용 시장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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