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경기도청)
수도권으로 묶여 각종 중첩규제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경기·인천·서울 광역단체장이 정부를 향해 규제를 풀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은 8일 연천군청에서 열린 제6차 수도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수도권광역위) 회의 참석해 “글로벌 무한경쟁체제에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국가가 수도권 내 낙후지역을 외면하고 있으니 휴전선 인접 낙후지역인 강화·옹진·연천 3개 군을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중앙 정부에 공동 건의했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획일적으로 구분돼 있는 3개 권역(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자연보전권역)을 지역 여견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재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접경·낙후지역 수도권 제외’ 공동 건의문을 이날 채택·발표하고, 정부와 국회에 조만간 제출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3개 시·도 단체장이 연천군청을 첫 모임 장소로 정한 것은 수도권 중복규제의 대표적 폐해지역인 연천군의 사례를 통해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조명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에 앞서 세 단체장이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헬기를 타고 연천군청으로 이동하다가 20여분간 상공에 머무르며 낙후한 연천의 실태를 둘러봤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인사말에서 “연천군은 면적이 서울의 1.2배인데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 어려운 점이 많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고, 인구의 절반의 군인”이라며 “이런 지역을 수도권으로 묶어두고 지원을 안 하니 군민들이 애국심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연천군민이 더는 절망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정말 고맙고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최소한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각종 군(軍) 시설은 어쩔 수 없지만 이곳을 수도권이라고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며 규제 대상 제외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연천·옹진 같은 곳은 주민들이 지키고 살아준 자체에 감사해야 한다. 이런 분들한테 지원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이중 규제를 하고 있다”며 “접경지역특별법이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경기북부지역이나 강화·옹진은 수도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3개 시·도 단체장이 뜻을 모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 3개 시·도는 공동운명체이고 앞으로 함께해야 할 생활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회의가 3개 시·도가 서로 협력하고 많은 문제를 해결해 가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3개 시·도 단체장이 이날 공동 건의문을 채택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시·도 단체장을 포함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10명의 수도권 광역위 위원 중 한 명인 조명래 단국대 교수가 당초 건의문에 기재된 3개 군을 ‘수도권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문구에 이의를 제기한 것.
조 교수는 “연천·강화·옹진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면 수도권 내 다른 시·군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고, 제외만으로 낙후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발규제 대책이나 수도권 내 지역 관리방식 변경 등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회의가 두 차례 정회하는 등 난상토론이 벌어진 끝에 ‘수도권에서 제외’ 문구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규제대상에서 제외’로 수정됨으로써 건의문 채택이 마무리됐다.
오후 3시에 시작해 4시에 폐회하기로 한 회의시간도 1시간 40분 가량 길어져 5시 40분께 끝났다.
한편, 3개 시·도 단체장은 이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를 위해 경기장 건설과 기존 경기장 시설 사용, 통합 서포터즈 운영, 통합 관광 네트워크 구축 등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약도 체결했다.
이밖에 수도권광역위의 김태복 신임 사무총장에 대한 임용장 수여와 2012년도 업무계획 보고, 회계연도 예산안 심의 등을 의제로 다뤘다.
제7차 수도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는 내년 5월께 박원순 서울시장 주재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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