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전경, 본관(좌)-생활관(우), 양주시 제공>
[이성호 전 시장 재선 초 매입 의지 강하게 내비치면서 추진, 중병으로 비정상 시정 운영되자 공무원 무능과 부실 겹치면서 문제 속출, 정현호 의원 "감사 통해 책임 물어야!"]
경기도 양주시 삼숭동에 들어서는 '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가 건물 구매부터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성호 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2018년 7월부터 추진한 이 사업은 현재 대표적인 예산 낭비와 부실 행정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9월 양주시의회 행감에서 정현호 의원에 의해 부실 공사 등 문제점이 처음 지적된 '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 리모델링 사업은 수백억 예산이 투입되어 지난 6월 준공을 마쳤지만 각종 하자 때문에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천장 누수를 비롯해 외벽 앵커와 칼블럭 부실시공, 무리한 구조 변경 등으로 구조 역학적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주시의원들이 행정사무 감사를 앞두고 현장까지 방문해 확인한 부실은 대강당, 복도, 방풍실의 누수와 균열, 이에 따른 곰팡이 등 수십 곳이다.
그러나 부실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다는 지적이다.
양주시 삼숭동 176-5번지 일대에 지난 1995년 준공, 27년이 지나 대보수가 필요했던 경기북부 상공회의소 연수원(부지 31,912㎡, 본관 건축면적 1,270㎡, 본관 연면적 2,787㎡, 생활관 건축면적 538㎡, 생활관 연면적 2,112㎡)을 사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했기 때문.
이 건물은 2020년 6월 착공 후 네 번의 설계변경을 거쳐 2년 만인 지난 6월 준공했다.
토지 및 건물 매입 비용은 175억 원, 증축 등 리모델링 사업비가 146억으로 총 321억이 투입된 사업이다.
건축 전문가 정현호(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총체적 부실"이라며 "시는 감사를 통해 설계변경이 왜 여러 차례 됐으며 왜 부실 공사가 되었고, 왜 62억 리모델링 비용 이외에 추가 비용이 배 이상 들어가게 되었는지 시민들께 소상히 공개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성호 전 양주시장이 삼숭동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연수원에서 2018년 7월 18일 간부 50여 명을 모아 놓고 이 건물 매입과 리모델링 후 복합커뮤니티센터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태여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연수원을 왜 매입해 리모델링하려고 했을까?… 공유재산 취득 절차 밟기 전 단계부터 단체장이 매수 의지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리모델링 사업까지 일사천리 확정, 리모델링 시공비 62억 주고 개별 세부 공사 자재비를 시가 직접 개별 발주해 60~70억 추가 사용, 기본구상 용역 했던 업체가 설계 수주 유착 의혹, 구매 금액 적정했는가?
문제가 되는 복합 커뮤니티센터는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 한 이성호 전 양주시장의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했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 시장은 같은 해 7월 18일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연수원에서 재선 취임 후 첫 외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매입 의사를 강하게 밝힌다.
당시 50여 명의 국 과장과 실무자들이 참여했으며 활용방안을 놓고 현장 회의가 이어졌다.
활용 명분은 고읍지구와 옥정신도시 인구 유입에 따른 사회복지시설 확충.
회의에서 멀티 사회복지시설 활용 가능성이 논의된다.
조민형 도시발전과장이 현황 보고 후 이후성 주택과장이 건물 리모델링 실시 가능 여부를 시장에게 보고한다.
이성호 전 시장과 간부 공무원 들은 전문가 컨설팅 의뢰를 추진한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간부들에게 “상공회의소 연수원은 재정의 효율성을 위해 필요한 시설로 판단된다”며 “시민들을 위한 복합 시설 설치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조속히 추진해 달라”라고 사업 의지를 강하게 어필한다.
양주시는 같은 해 8월 매입 추진 T/F 회의를 개최, 9월에는 감정평가 및 공유재산 매입 방침까지 결정한다.
이어 같은 달 제13차 의정협의회에 상정했지만 매입건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재협의까지 간다.
이후 2019년 특수상황 지역 신규 사업에 공모 신청하고 10월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시킨다.
2018년 12월 건물 정밀 안전 점검을 한다.
점검 결과 본관동에 대해선 C등급, 연수원 동은 B등급을 받는다.
같은 달 국비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된다.
2019년 1월 제2차 의정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가격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재협의에 나선다.
2019년 2월부터 5월까지 매입을 위한 TF 회의가 3차례 진행된다.
같은 해 5월 20일 경기북부상공회의소가 매입 가격을 감정액보다 7억3천5백만 원 깎아 양주시에 통보해준다.
2019년 6월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수립하고, 7월 제2회 추경예산에 계약금이 반영된다.
8월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9월 잔금에 대한 채권 근저당 설정 후 등기가 이전되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된다.
양주시는 국비 80억에 역세권 부지 대금까지 더해 재원을 충당하기로 한다.
따라서 대금은 2021년까지 연차별 상환했다.
175억의 매수가가 산정된 것은 매수자 즉 시청에서 추천한 감정평가사와 매도자 즉 경기북부상공회의소에서 추천한 감정평가사가 각각 검토한 금액에 대한 산술 평균 값을 매수가로 산출했다.
평가 결과 매수자 감정평가사는 토지에 대해 14,502,927천 원, 매도자 감정평가사는 15,857,727천 원을 제시했다.
이를 산술 평균한 금액 15,180,327천 원(1종 일반주거지역과 임야, 31,565㎡)이 구매액으로 책정 됐다.
또 건물의 경우 매수자 감평사는 2,906,783천 원, 매도자 감평사는 3,203,710천 원을 제시해 산술평균값인 3,055,247천 원이 책정된다.
따라서 토지와 건물을 합산한 산술평균값 매수 총액은 18,235,574천 원이 도출 됐다.
이에 양주시는 토지에 대한 산술평균 금액 15,180백만 원을 그대로 인정, 매입 금액으로 확정한다.
다만 건물 산술평균값 30억 원에서 약 7억 원을 깎아 23억 원을 최종 확정한다.
그래서 계약 금액 175억 원이 확정된 것.
앞서 2019년 7월 1일 양주시는 K 모 사에 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 기본구상 용역을 19,800,000원에 의뢰한다.
용역비 19,800,000원은 수의계약 최고가 2천만 원에서 20만 원이 빠지는 금액이다.
관련법에 따라 2천만 원이 넘으면 공개 입찰해야 한다.
그리고 약 3개월 후 9월 28일 '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 기본구상 보고서'가 나온다.
이 보고서에선 용도구역 등의 용적률 제한을 거론하면서 리모델링는 사업 계획을 넣는다.
이후 2019년 11월 14일 긴급으로 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실시설계 용역을 조달청에 입찰 한다.
11월 19일 단 5일 만에 입찰 마감한 결과 K 모 사가 단독 입찰로 5억9천600만 원에 수주한다.
이 업체는 기본구상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따서 리모델링 방안을 보고서에 넣은 업체다.
2020년 7월 2일 양주시는 삼숭동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연수원 부지에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3일 성탄절을 이틀 앞두고 약 62억 원에 S 건설이 리모델링 공사를 따낸다.
이후 양주시는 S 건설 시공비 이외에 전기를 T 사에 10억, 소방은 G 사에 7억, 감리는 G 사에 11억, 방송설비는 K 사 등 5개 업체에 3억 6천, 지반은 H 사에 4천700만 원 등 각 공정 마다 따로 발주하고 준공한다.
이렇게 따로 발주한 분야는 석면 제거, 주차 차단기, 조경, 승강기, 바닥, 창호, 냉난방 공조, 금속 천장재, 화장실 칸막이, 아스콘, 콘크리트 블록, 레미콘, 화강석 경계석 등 수십여 가지로 총액만 약60~70억 원 규모다.
<이성호 전 양주시장이 중병으로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 없는 가운데 2020년 7월 2일 부시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복합 커뮤니티센터 사업 중간보고회까지 개최 했다. 시진 양주시청 제공>
■2019년 특수상황지역개발 신규사업 '접경지역복합커뮤니티센터' 선정 매입 대금 일부 마련… 공유재산 취득 요건에 적합한가 의문, 시의회 일사천리 통과, 심지어 매수 후 산재해 있는 노후 청사를 커뮤니티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까지 발표 하면서 중복 논란
이성호 전 시장 주재로 열린 현장 확대 간부회의 이후 양주시는 막대한 재원 마련 방안을 고심한다.
그러다가 2018년 12월 5일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2019년 특수상황지역개발 신규사업'에 선정된다.
사업 명칭은 '접경지역복합커뮤니티센터'.
동두천과 연천을 비롯한 접경지역 일부 자치단체가 군 장병과 일반인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센터 사업에 함께 선정된 것.
양주시는 80억, 동두천시는 100억 원을 지원받기로 한다.
이후 사업은 2018년 12월 이성호 전 시장이 병가로 100여 일 넘는 장기휴가를 떠났음에도 중단 없이 진행된다.
심지어 이 전 시장이 지병과 코로나 등을 이유로 출근하지 못했던 2019년에 속도가 붙는다.
당시 이 전 시장은 1년 365일 중 256일을 출근 없이 원격 근무로 대처했다.
말을 못하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 능력이 의심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양주시는 2019년 5월 27일 '2019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이 계획안을 6월 초 열린 양주시의회 제306회 임시회에 제출, 승인을 거쳐 법적 절차까지 완성해 나간다.
당시 일부 시의원들이 매수 금액에 대한 문제만 제기했을 뿐.
세금 수백억이 투입되는 공유재산 취득 계획을 아무런 반대 없이 통과 시킨다.
공유재산 취득과 매각의 경우 공유재산법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된다.
우선 공유재산을 취득하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당해연도 관리계획에 계상하여야 하며 ▲지방자치단체가 행정 목적 수행에 필요하거나 장차 필요한 토지 ▲공유재산의 집단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토지 ▲새로운 개발 예정지로서 장차 공공청사 등 공공목적에 필요한 토지 ▲생산 목적에 직접 사용되고 있지 않은 유휴 토지(비축용 토지) ▲기존 공유재산의 가치 증대를 위하여 필요한 토지 등 요건에 부합하는 부동산만 우선해 매입해야 한다.
일단 매입하기로 한 공유재산은 공정성과 타당성을 검증받기 위해 관리계획 수립 절차를 밟는다.
총괄 재산관리관이 사업부서 계획을 받아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공유재산 심의회에 넘겨 검토 후 지방의회에 상정하면 의결로 확정한다.
공유재산관리계획(취득･처분)은 예산 편성 전에 수립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당해 사업에 대해 긴급하다고 판단, 당해연도 추가경정예산에 계상하고자 하는 경우는 관리계획 의결안과 예산안을 함께 상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다음 관리계획 의결안을 먼저 심의하고, 그 결과에 의거 예산안이 처리된다.
양주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선 회계연도 시작 40일 전까지 공유재산 관례획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변동이 있으면 변경 계획을 작성, 추가경정예산 편성 전까지 의회 의결을 얻어야 한다.
행정안전부 공유재산 운영기준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재산을 취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공용 또는 공공용지 및 도시개발 예정지 등 행정 목적 실현을 위하여 현재 또는 장래에 필요한 경우 ▲효율적 관리, 활용을 위하여 공유재산 집단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두 가지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양주시 또한 상위 규정에 맞추기 위해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연수원 취득에 대해 '고읍지구 및 제2기 신도시 옥정지구의 개발로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복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수요를 맞출 사회복지시설 부족으로 사회복지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고 부족한 문화, 복지시설 확충 및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해당 부지 및 건물을 매입하고 싶다'는 의견을 시의회에 낸다.
문제는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서는 삼숭동 지역은 옥정신도시와 고읍지구 복지시설로 사용하기에는 비교적 원거리에 있으며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다.
심지어 옥정신도시에는 미개발 복지 관련 부지가 있으며 국비 등을 지원해 요양원 시설 등이 계획되고 있다.
또 체육복지센터나 노인 복지관이 최근에 문을 열었으며 이 밖에 도서관과 체육관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삼숭동 복합커뮤니티센터는 옥정과 고읍 주민의 복지시설로 활용하겠다는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 예산 투입 대비 활용도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시는 기존 부지에 수십 억을 편성, 어린이문화센터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문화센터와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연계 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최근 건물 안전성이 불거지면서 논란이다.
<건축 전문가인 양주시의회 정현호 의원, 양주시 복합커뮤니티센터 부실 공사 문제점을 최초 지적 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 양주시의회 제공>
결국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실정.
여기에 지난 2020년 1월 양주시는 노후했거나 행정구역 개편으로 활용 가치를 상실한 양주1동 청사와 회천1동 청사에 대해 복합커뮤니티 시설로 전환한다는 계획까지 발표한다.
이 때문에 사업이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경우 사전에 타당성 검토가 충분히 되어야 한다"라며 "시민 의견수렴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 되어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복합커뮤니티센터는 시장의 직접 공개한 추진 의지로 출발해 공무원들의 무능과 부실까지 겹치면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말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성호 전 시장 시절 이 사업의 주무부서였던 기획행정실 실장까지 역임한 강수현 양주시장에게 공식 입장과 함께 해결 방안에 대해 질의했지만, 9일 오전까지 답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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