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양주 당협이 3월 30일 오후 1시 양주시청 앞에서 '옥정신도시 물류센터 허가 취소하라'는 집회(좌)를 한 반면, 지난해 6월 양주시청 교통안전국장으로 퇴직해 국민의힘 양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수현 씨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우)에서 "물류센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라고 당론과 반대되는 입장을 취해 비판을 받고 있다>
대형물류센터 허가라는 동일 사안이 양주시, 의정부시, 남양주시에서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대응 방식으로 나타나면서 3개 도시 주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4월 4일 경기북부 의정부시와 남양주시, 양주시 신도시 인근에 대형 물류센터 사업이 진행되면서 시민 반발이 거세다.
그러나 각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지역정치인들의 대응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3개 자치단체장 모두 민주당 출신 시장이거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다수여서 같은 당 소속이면서 사뭇 다른 대응이 논란이다.
▲남양주-같은 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 성명 내고 허가 내준 조광한 시장 공개 비판
우선 남양주시의 경우 최근 별내 신도시 인근 별내동 798번지 지원시설 용지 9494.2㎡에 연면적 약 4만9106㎡,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 'ONE 물류창고' 허가가 나면서 큰 반발을 샀다.
주민들은 '별내동 물류센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연대(이하 공대연)'를 결성하고 반대 민원, 현장 시위, 감사청구 등 다양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별내동 창고 건축 허가’와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저는 우리 시에 물류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을 해 왔기에 이번 건축 허가에 대해 아쉬움을 넘어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시민들의 심정에 적극적으로 동감하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록 허가 절차가 적법하더라도 주택지 인근에 고층 창고가 들어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급히 실·국장 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모든 실·국장이 현장을 방문하고 수시로 대책 회의를 열어 이 사안 해결을 위해 최대한 역량을 동원하는 등 공무원들을 가혹할 정도로 몰아붙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심지어 허가 절차에 대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 내부감사와 담당 직원들에 대한 수사 의뢰까지 예정하고 관련 서류까지 작성을 마친 상태였다”라고 시민 편을 들었다.
같은 당 김한정(남양주을, 진접 · 오남 · 별내) 국회의원은 물류센터 허가를 취소하라는 반대 입장을 내고 조광한 시장 실명을 거론하면서 "허가를 당장 취소하라"라고 공개 비판까지 했다.
이 또한 시민 반발이 거세자 시민 편을 든 것.
하지만 이런 공방 중에 조 시장은 2월 15일 공직선거법으로 재판을 받다가 법정 구속되면서 별내 물류센터 이슈가 공중에 뜨게 됐다.
현재 별내동 물류센터는 남양주 북부권 6.1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 지역 시도의원과 시장 출마 후보들이 앞다투어 허가 취소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의정부-안병용 시장이 직접 나서 설득 "1조 정부 예산 투입, 내가 책임" 호소에 반대 여론 누그러져
의정부의 경우는 남양주, 양주시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의정부시는 고산동 미군기지 부지 등에 국가 시책 사업인 스마트물류센터를 유치, 정부로부터 1조 원이 넘는 국가 재정이 투입받는다.
3개 시군 중 유일하게 막대한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미군공여지 개발권까지 확보하면서 최첨단 스마트물류센터를 유치한 것.
의정부시는 e-커머스물류센터가 들어서면 약 9,000개 일자리가 발생하고 인근 주거지역이 확대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활용에 법적 규제가 많은 미군공여지를 직접 활용할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까지 있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찬성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안병용 시장이 권역별 센터를 돌면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 사업을 설명하고 시· 도의원에게 필요성을 호소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반대 여론을 완화 시켰다.
안 시장은 시의회 시정 질의응답에 자진 출석해 자신을 공격하는 여야 시의원 모두에게 브리핑까지 하는 등 성의 있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안 시장은 심지어 기록이 보존되는 의회 발언에서 "정부로부터 1조의 재정 투입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로 활용에 법적인 규제가 많은 미군기지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가 대규모 일자리 창출까지 되면서 의정부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또 "전적으로 내가 모든 책임지겠다"라고 발언하면서 공격에 나선 시의원들을 머쓱케 했다.
현재 의정부시 e-커머스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6.1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을 비롯한 국민의힘 양측에서 모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또한 정치인 입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싶기에 여야 모두 일단 반대하는 시민들 편에 서고 보자는 행동으로 풀이되고 있다.
▲양주시-허가권자 이성호 시장 건강 악화 사임, 시의원들 침묵 · 소극적, 시장 없는 시청은 "문제 없다" 시민 주장 정면으로 반박, 보도자료까지 내보내
양주시의 경우 옥정신도시 지원시설 용지인 고암동 593-1번지에 연면적 186,622.63㎡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대형 물류창고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인근 2부지에는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59,702.39㎡ 규모의 물류창고가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1부지 물류창고는 4월께 건축착공계가 접수되면 공사에 들어가게 되고, 3개 시군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타 시군은 계획 단계나 허가 신청 단계에서 쟁점이 된 반면, 양주시는 허가 후 수개월 뒤에야 시민들에게 알려져 뒤늦은 쟁점이 되고 있다.
시민 반대 여론이 거세자 국민의힘 양주당협(안기영 위원장)은 최근 시청 앞에서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백지화를 당론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물류센터 허가 취소를 공약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안기영 위원장은 "옥정신도시 내 물류센터 허가 취소를 당론으로 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주시는 시정 최고 책임자이자 허가 서류에 결재한 이성호 양주시장이 지난 3월 돌연 지병을 이유로 임기 수개월 전에 사임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까지 한 이 전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행정은 현재 부시장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양주시청이 직접 반박 자료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물류센터 허가에 문제가 없고, 시민 다수의 허가 취소 주장을 관에서 정면으로 일축했다.
양주시는 시민들에게 표를 구걸해야 할 후보 중에 물류센터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교통영향평가 등을 새로 받으라고 하는 것은 업체에 큰 손해가 난다는 식으로 공개 발언한 시장 예비후보가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해 6월 교통안전국장으로 퇴임해 국민의힘 시장 예비후보에 나선 강수현 씨.
타 시군은 여야 후보 모두 시민 입장에서 물류센터를 반대하거나, 유보적 입장인 것과 대조적이어서 당내 구설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심지어 강 예비후보는 당협 대책 회의에 참석, 시장 예비후보들이 물류센터 반대 공약을 하기로 결의까지 한 후 기자회견장에서 당론을 위반하는 입장이 공표된 것이어서 향후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양주시 집권 세력인 민주당.
민주당 정성호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출마 예상자들은 이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이 나오질 않고 있다.
따라서 남양주 김한정 의원과 의정부시 여야 정치인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과 비교되고 있다.
한 시민은 "지역 국회의원이 민주당이고, 시장까지 민주당이었고, 의회 다수당이 민주당이었는데 이렇게 난리가 난 쟁점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책임 정치는 어디에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양주시의회에 대한 불만 또한 쏟아지고 있다.
타 시군의 경우 시의회가 시정 질의를 하는가 하면 주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양주시의회 정덕영 의장과 시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심지어 이 중대 사안에 대해 인허가 전부터 살펴보거나, 시장을 출석 시켜 시정 질의에 나서거나, 5분 발언에 나서는 등 정치적 행동이 아예 없어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한 시민은 "시의원의 본분이 시민을 대변하겠다는 것인데 4년 내내 지역 현안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라며 "심지어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일부러 외면하는 모습이 역역히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민을 무서워 하지 않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6.1 지방선거를 통해 심판 받아야 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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