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일보

의정부 태조 어진 행사 ‘단 몇 시간에 수천만원’… 시장 참여 행사 예산 낭비 논란

황민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3/14 [11:30]

의정부 태조 어진 행사 ‘단 몇 시간에 수천만원’… 시장 참여 행사 예산 낭비 논란

황민호 기자 | 입력 : 2026/03/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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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조 어진 봉안 고유제’에 참석하고 있는 (우) 김동근 의정부시장과 (좌) 김연균 의정부시의장. 2026년 2월 26일. 사진=의정부시청.    

 

경기 의정부시가 태조 이성계 어진(御眞) 공개 행사를 위해 수 시간 행사에 수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장이 참여하는 행사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의정부시는 지난달 26일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얼굴을 그린 어진을 공개하는 ‘2026 의정부 태조 어진 의례’ 행사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진행했다.

 

행사는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시청 태조홀에서 열린 역사문화포럼과 제작 완료 보고회, 2부는 청사 현관 앞에서 열린 태조 어진 고유제, 3부는 회룡사 대웅전에서 진행된 봉안제로 구성됐다.

 

의정부시와 의정부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총 3천500만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다.

 

항목별로는 ‘태조 어진 봉안 고유제’에 2천200만원, ‘의정부 역사문화포럼’에 1천만원, ‘어진 제작 영상 기록 및 결과 보고 영상 제작’에 300만원이 각각 사용됐다.

 

특히 약 2시간가량 진행된 고유제 행사에만 2천만원이 넘는 예산이 집행됐다.

 

이 행사에는 초헌관으로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아헌관은 김연균 의정부시의회 의장이 맡았으며 종헌관은 주요 내빈이 담당했다. 축문 봉독에는 전문 인력이 투입됐다.

 

또 집례 1명, 알자 1명, 찬인 2명, 집사 4명, 신연 6명, 운영 인력 7명 등 총 25명이 행사 진행에 동원됐다.

 

이 가운데 인건비만 510만원이 들었고 무대 장비 임차비 300만원, 의상 및 의례 도구 임차비 890만원, 홍보물 제작 200만원, 운송비 등 기타 비용 300만원이 각각 사용됐다.

 

앞서 식전 행사로 진행된 역사문화포럼에도 1천만원이 투입됐다.

 

포럼에는 사회자 1명, 발제자 4명, 좌장 1명, 토론자 2명 등 총 8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에게 지급된 사례비는 약 300만원이었다.

 

이 밖에도 테이블과 음향 장비 임차비 250만원, 홍보·인쇄비 400만원, 다과비 50만원이 집행됐다.

 

또 시청에 홍보 인력이 있음에도 ‘어진 제작 영상 기록’을 외부 업체에 맡기며 3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은 14일 현재 공개 여부나 제작 결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김 시장이 참석한 어진 공개 행사를 위해 당일 약 3~4시간 동안 3천5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된 셈이다.

 

문화재단 측은 행사를 맡은 업체에 대해서는 14일 현재 비공개 방침을 유지 하고 있다.

 

이번 행사와 별도로 어진 제작에는 약 1억원의 비용이 들었으며, 이 비용은 외부 업체의 후원으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정부문화재단은 후원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후원 기업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시와의 관련성이나 대가성 여부, 자발적 후원인지에 대한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어진 제작비 1억원은 지난해 9월 한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마련했다”며 “후원 기업이 회사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진 제작은 의정부의 역사 정체성 확립 사업의 일환으로 후원 역시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어진은 이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권오창 화백이 제작했다.

 

한 관계자는 “어진 제작비는 예술적 가치와 창작의 노력이 반영된 만큼 금액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문화예술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어진 자체가 아니라 이를 둘러싼 행사에 수천만원의 예산이 몇 시간 만에 사용됐다는 점”이라며 “후원 업체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참여 행사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예산 규모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9월 열린 제40회 회룡문화축제에서는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재현 행사에 약 3억6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행사에는 수백 명의 유료 인력이 동원됐고 김 시장도 조선 초기 관리 복장을 하고 행사에 참여했다.

 

당시 의정부시의회 김지호 시의원은 “3시간짜리 행사에 3억6천만원을 집행한 것은 낭비성 지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해당 축제에서는 후원 경품 규모가 5천만원을 넘으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행사라는 지적도 제기됐으며, 이와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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