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일보

[기자수첩] “반성과 사과 없는 시정, 시민은 지켜보고 있다”

황민호 기자 | 기사입력 2025/08/31 [23:11]

[기자수첩] “반성과 사과 없는 시정, 시민은 지켜보고 있다”

황민호 기자 | 입력 : 2025/08/3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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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민호 기자    

 

의정부시와 산하 기관이 지역 언론의 정당한 비판에 대해 반성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민심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의정부도시공사는 최근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 기자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재소했다.

 

승진 대상자 중 한 명인 친동생에게 재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누구나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음에도 이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정상적인 비판을 문제 삼아 정당했다는 듯 버티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기자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를 당했다며 도시공사 사장을 고소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김동근 시장 또한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집중호우 기간 김 시장은 폭탄주(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술)를 마신 사실이 드러나 일부 언론의 집중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보도가 나가자 시 공무원은 본지를 비롯한 일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기는커녕 “각오하라”는 식으로 위압감을 주었다.

 

김 시장 역시 여전히 시민에게 사과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시기 구리시 백경현 시장은 음주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 기자실을 찾아 해명하고 깨끗이 사과했다.

 

이후 해당 사건은 빠르게 잠잠해졌다.

 

반면 김 시장은 사과하지 않아 최근 시의회 5분 발언에서까지 폭탄주 논란이 다시 거론되는 등 문제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시장의 ‘반성 없는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대표 공약이었던 장암동 면허시험장 이전 취소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나 입장 표명이 없다.

 

이로 인해 약 500억 원의 지원금이 날아갔고, 결국 면허시험장은 인근 지역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해당 부지 인근에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온다는 소식까지 있다.

 

또한 의정부시는 최근 400억 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 논란이 됐다.

 

만약 면허시험장 이전을 취소하지 않고 500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했다면 지역 개발과 재정 운용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고산동 물류창고 문제도 마찬가지다.

 

김 시장은 1호 공약으로 “취소”를 약속했지만, 애초부터 불가능한 공약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사유재산과 관련해 적법하게 인허가가 난 사안을 시장이 무슨 권한으로 취소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김 시장은 ‘상생 협약’이라는 명목으로 문제 해결을 지연시키며 시민들을 희망고문하고 있다.

 

김 시장의 임기는 이제 9개월 남짓 남았다.

 

선거운동 기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시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 정도다.

 

과연 물류창고 문제를 임기 내 해결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7호선 민락역 연장 공약에 대해서도 사과가 없다.

 

김 시장은 선거 당시 민락지구를 거쳐 포천까지 7호선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주민들은 오랜 숙원을 해결해 줄 공약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애초 실현이 어려운 사업이었다.

 

김 시장은 지금까지 이에 대해 기자의 질문이 아닌, 직접 기자회견을 자처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설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반면 같은 공약을 내걸었던 포천시 백영현 시장은 취임 직후 “실현이 어렵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후 누구도 백 시장에게 이 문제를 두고 비판하지 않았다.

 

순세계잉여금 1천억 원 문제 역시 비슷하다.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면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김 시장은 부임 두 달도 안 된 부시장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시켰다.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시장의 태도를 두고 “고집불통”, “독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일부 지지자들은 “사람은 좋은데 참모진이 부실하다”고 안타까워한다.

 

결국 선출직의 성패는 시민의 표로 평가받는다.

 

정치인은 시민이 원하는 것에 답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약(空約)’이라는 말도 나온다.

 

불가능한 약속을 하더라도 그 태도와 사과의 자세가 중요한 이유다.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면 “실현이 어렵다, 대안은 이것이다, 죄송하다. 선거 당시에는 불가피했다”라는 솔직한 해명이 필요하다.

 

반성과 사과의 태도는 시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일 수 있다.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해서 시장직을 잃는 것도, 시민이 돌을 던지는 것도 아니다.

 

임기는 보장돼 있고,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언제든 있다.

 

그러나 김 시장은 이를 하지 않는다.

 

자존심 때문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는 태도 자체가 큰 문제임은 분명하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반성하는 태도, 사과하는 태도, 회개하는 태도다.

 

그러나 김 시장에게서는 그런 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 전 김문원 전 의정부시장을 여러 기자들과 만났다.

 

국회의원 두 번, 시장 두 번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인 김 전 시장이 선출직 정치인들에게 던진 충고 한마디가 아직도 생생하다.

 

“정치인이 기자들과 싸워봐야 얻을 게 뭐가 있는가.”

 

이 말은 기자들에게 잘하라는 뜻이 아니다.

 

여론을 잘 살피고, 언론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라는 정치인의 태도를 함축한 말이다.

 

김문원 전 시장은 보수 진영의 정치 원로다.

 

김 시장은 김 전 시장의 충고를 가슴 깊이 곱씹어 보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시장직을 내려놓고서라도 두고두고 비판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공하는 시장으로 남느냐, 실패한 시장으로 남느냐는 한 끗 차이다.

 

김문원 전 시장이나 안병용 전 시장처럼 시간이 지나도 지역 기자들이 “그때가 제일 좋았다”라며 기억해 주는 시장이 성공한 시장이다.

 

과연 김동근 시장에게 그런 기자가 몇 명이나 있을지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사과하지 않는다고 리더십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반성하지 않는다고 잘못이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불신을 키우고, 책임을 외면하는 모습으로 남는다.

 

비판한다고 언론을 향해 눈을 흘기거나, 압박하는 행위는 하수 중의 하수가 하는 짓이다.

 

시민들은 그것을 누구보다 똑똑히 보고 있다.

 

김 시장의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치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민 앞에 당당히 머리 숙이는 정치인의 자세다.

 

그것이야말로 시장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다.

 

사과와 반성이 없는 권력은 결국 시민의 냉엄한 심판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김 시장이 남은 임기를 ‘침묵과 고집’으로 채울 것인지, 아니면 ‘책임과 성찰’로 마무리할 것인지, 선택은 오롯이 김동근 시장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평가는 시민들이 냉정하게 내릴 것이다.

 

김 시장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시민은 심판의 날을 기다리고 있으며 당신을 지금도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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